콜카타(Kolkata)는 인도 동부의 도시. 십 여년 전에 캘커타(Calcutta)라는 도시명을 현재의 명칭으로 개명했지만, 지금도 캘커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영화 '시티 오브 조이' 의 촬영 장소이자 배경이 되기도 했던 이 곳은 상공업이 발달한 도시이지만, 척박하고 고달픈 하루를 살아가는 빈곤층이 지금도 매우 많다. 거적 한 장만을 깔고 거리에서 노숙을 하는 사람들, 굶주림과 이름모를 병으로 생명의 빛이 점점 꺼져가는 이들. 이렇듯 아무도 돌보아주지 않는 불쌍한 이들을 돌보는 일이 고(故) 마더 데레사 수녀님의 삶이었다.
우리들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이웃과 눈을 마주치기도 쉽지 않은데, 처절하리만큼 절망으로 가득한 이들마저 사랑으로 감싸안는 그녀의 삶은 우리들과 과연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그녀의 사랑과 헌신은 가까운 이웃을 향한 것이 아닌, 우리 인류를 한없이 넓은 가슴으로 보듬는 것. 그녀의 삶은 부유하거나 가난한 사람, 지위가 높거나 낮은 사람들이 모두 귀중한 생명으로 승화되는, 무한한 베풂과 나눔이어서 메마른 우리의 마음도 그 무한한 사랑의 바다에 젖어든다.
마더 데레사는 바로 이 곳, 콜카타에 자리한 사랑의 선교 수녀회 총원 '마더 하우스' 에서 1997년9월 어느 날 하나님의 품에 안기셨다. 이 책은 그분의 숭고한 영혼을 기리며, 우리에게 희망과 위로를 안겨주는 책이다. 111장의 사진 한 장마다 수필가, 시인, 의료인 등 여러 분의 글과 시가 담겨져 있다. 그 사진들의 구석구석에 마더 데레사의 발자취가 남지 않은 곳이 없으리라. 책 한 권에 담긴 사진과 글로 마주하는 마더 데레사의 이웃 사랑은 그 어느 시집보다 감동적이며, 그 어떤 사진전보다 위대하다. 다만, 이 책을 읽고도 이웃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성큼 내 안에 자리잡지 못하는 내 자신이 오히려 애처로울 따름이다. 그래, 이 책은 나를 위해서 내게 온 책이다. 다른 이가 아닌, 바로 나를 치유하고 위로하는 샘이 바로 마더 데레사 111展이다.
무슬림의 죽음의 여신 칼리의 신전이 있던 곳에 지은 '임종의 집' 칼리가트. 대표적 빈민가이자 사창가인 곳이다. 이 곳에서 죽기 직전의 환자를 목욕시키고 돌보아준 데레사 수녀는 '임종의 집' 을 세우고, 죽어가는 이들을 살려내는 한편, 가는 길이 편안하도록 곁을 떠나지 않았다. 약 10만 명 이상의 환자들이 이곳을 거쳐 갔다고 한다.
이 외에도 데레사 수녀님의 노력으로 일구어진 터전들이 많이 있다. '시슈 브하반' 은 때 묻지 않은 어린이들의 집이란 뜻으로, 장애아동을 보호하고 고아원을 운영하는 곳이다.
'사랑의 선교' 수녀회와 수사회는 아동보호소 및 학교 그리고 경증 환자들, 에이즈, 한센인 등 중증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티타가르' 는 평화의 마을이라는 뜻. 이 마을에서 한센병 환자들은 자급자족하며 결혼을 하여 가정을 이룬다. 국가에서 제공한 쓰레기 매립장에 벽돌을 하나하나 쌓아가며 만든 마을이다.
'프렘 단' 은 사랑의 선물이라는 으로 중증장애환자들을 수용하고 있는 장기 요양소다. 모든 시설은 자원봉사자들의 피땀어린 노동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이 곳 역시 종교 분쟁이 끊이지 않는 콜카타의 대표적 빈민가이다. 종교적 갈등으로 복잡한 곳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치료받지 못한 채 유명을 달리했을까.
자신의 몸 하나 추스리기 힘든 곳에서, 모든 사람들의 반대와 반목에도 꿋꿋이 자신의 소명이라 여기는 일을 소중히 여기고 오로지 한 길만을 간 마더 데레사. 그분의 숭고한 뜻을 이어 세계 각지에서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분의 넋을 기리며, 나도 그분의 사랑으로 치유와 위로를 받았다. 내가 나누어줄 사랑은 어디 있을까. 지금까지 나를 돌아보고 나를 찾는 시간으로 방황하는 것이 이처럼 부끄러운 일이었던가. 자신을 돌보기보다 이웃을 돌보는 것을 유일한 삶으로 여겼던 마더 데레사. 나의 투박한 글이 그분의 숭고한 희생과 사랑에 짐이 되지 않기를, 그리고 나에게 작은 희망과 사랑의 불씨를 지펴주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늘푸르미 님의 [마더 데레사 111전 위로의 샘] 독자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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