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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장졸우교(인문학 수프 1: 소설) 좋은 소설들은 언제나 인생의 요점들로 가득 차 있다! 인문학 수프 시리즈 첫 편인, 장졸우교(藏拙于巧)는 소설에 관한 이야기이다. 20편의 소설을 주제로 그에 대한 이야기들을 가볍게 들려주는 에세이 형식으로 진행되지만 저자로서는 전체가 한 편의 소설로 읽혀지기를 바라며 쓴 글이다. 제목으로 쓰인 장졸우교(藏拙于巧)라는 말은 ‘자신의 졸렬함을 기교로써 감추다’라는 뜻으로, 채근담에 나오는 장교어졸(藏巧於拙: 교묘함을 졸렬함으로 감추다)을 패러디한 말이다. 소설도 아니고 소설론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 이 책의 글쓰기가 결국은 그런 것일 수밖에 없다는 저자의 생각이 담긴 자조적인 제목이다.국내외를 막론하고 좋은 작품 20편을 골라, 소설적인 틀을 지닌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를 그때그때 조금씩 보탰었다. 그 두 .. 더보기
밤빛(이채현 시집) 십자가 아래에서 당신을 그리며 새처럼 조잘대는 기도 삶의 여정(旅程)에서 왜 이리 허기지나, 왜 이리 갈증이 심하나. 헐떡이며 찾아 헤매는 시인은 존재의 온 촉각의 깨어 있음으로 자아와 타자와 세계와 자연을 응시한다. 그리고 그 근원(根源)을 하느님께 둔다. 저 고귀한 것. 저 위대한 것. 저 존엄한 것.어둔 밤, 어이 아시고 사랑으로 오시어 마구간 구유에서 십자가까지 빛 되어 이끄시는 저 높은 곳. 저 깊은 곳. 저 너른 곳. 보이지 않아 볼 수 없고, 들리지 않아 들을 수 없는 당신이기에 우리는 밤길을 걸어가듯 길을 잘못 들 때도 있고, 제자리를 맴돌 때도 있으나 어느 순간, 깊은 심중에서 울려오는 아, 깊은 사랑이었구나. 십자가 아래에서 당신을 그리며 새처럼 조잘대는 기도. 시인은 사랑으로 이 마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