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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교양

장졸우교(인문학 수프 1: 소설)

좋은 소설들은 언제나 인생의 요점들로 가득 차 있다!


인문학 수프 시리즈 첫 편인, 장졸우교(藏拙于巧)는 소설에 관한 이야기이다. 

20편의 소설을 주제로 그에 대한 이야기들을 가볍게 들려주는 에세이 형식으로 진행되지만 

저자로서는 전체가 한 편의 소설로 읽혀지기를 바라며 쓴 글이다. 

제목으로 쓰인 장졸우교(藏拙于巧)라는 말은 ‘자신의 졸렬함을 기교로써 감추다’라는 뜻으로, 

채근담에 나오는 장교어졸(藏巧於拙: 교묘함을 졸렬함으로 감추다)을 패러디한 말이다. 

소설도 아니고 소설론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 이 책의 글쓰기가 

결국은 그런 것일 수밖에 없다는 저자의 생각이 담긴 자조적인 제목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좋은 작품 20편을 골라, 

소설적인 틀을 지닌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를 그때그때 조금씩 보탰었다. 

그 두 이야기가 어떤 식으로 서로를 간섭하는지에 대한 평가는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두었다.

소설은 예나 지금이나 인문학의 보고(寶庫)이다. 

작은 것들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좋은 소설들은 언제나 인생의 요점들로 가득 차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저자가 읽고 쓰며 느낀 감동(感動)이 

세상의 많은 이들에게 일파만파로 전달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 목차 ◆


장졸우교 1. 고래 뱃속, 몰개월의 새

장졸우교 2. 적벽, 노인과 바다

장졸우교 3. 어머니, 옛우물

장졸우교 4. 첫사랑, 통도사 가는 길

장졸우교 5. 건너가는 자, 줄

장졸우교 6. 허무를 건너는 법, 유자약전(劉子略傳)

장졸우교 7. 예술과 구원, 달과 6펜스

장졸우교 8. 황금기, 자전거 도둑

장졸우교 9. 부자유친, 금시조

장졸우교 10. 수선화, 풍금이 있던 자리

장졸우교 11. 패자부활전, 달밤

장졸우교 12. 벌레 같은 사랑, 소나기

장졸우교 13. 오래된 미래, 미망(未忘)

장졸우교 14. 물어뜯길 것이라는 불안, 황혼

장졸우교 15. 취하는 것들, 잘못은 신에게도 있다

장졸우교 16. 하나의 커다란 에로스, 만다라

장졸우교 17. 사랑과 야망, 적과 흑

장졸우교 18. 아이들은 다르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장졸우교 19. 로코보코를 찾아서, 모비 딕

장졸우교 20. 사느냐 죽느냐, 햄릿



◆ 미리보기 ◆

 

세상에는 어디 하나 하찮은 것이라고는 없는 법인데 젊어서는 그걸 잘 모른다. 작가들은 그게 안쓰럽다. 그래서 황석영은 「몰개월의 새」라는 소설을 썼고, 나는 지금 그의 소설에 대해 이야기한다. 황석영이 쓴 소설의 주인공이, 총탄이 빗발처럼 쏟아지는 전장에서, 방금 같이 담배를 나누어 피우던 전우가 총에 맞아 쓰러지는 걸 보면서, 유치하게 여겼던 술집 작부(미자)의 이별 선물(오뚝이 인형)을 바다(남지나해)에 던져버린 것을 못내 후회했던 것처럼, 나 역시 젊어서 생각 없이 버린 것들을 생각하며 후회한다. 미로迷路 속에서의 그 젊은 날들을 일말의 주저도 없이 망각의 바다에 그냥 던져버렸던 것을 후회한다. 내게 청춘은 그저 불우하고 불운한 것으로만 여겨졌다. 그러나 그것들이 없었다면 나는 도대체 무엇으로 이루어졌겠는가, 그것을 돌아다보면서 내가 할 일은 아마 두 가지 중의 하나일 것이다. 로렌 아이슬리가 자서전 『그 모든 낯선 시간들』에서 말했듯이, ‘비명을 지르며 외면하는 일과 그것 옆에 조용히 누워 보는 일’일 것이다. 만약 그 옆에 누웠다면, 그것에서 비릿한 어머니의 젖냄새가 나는 것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고래 뱃속, 몰개월의 새」 중에서


황순원 선생의 소설은 언제나 에로티즘을 그 한 가운데에 둔다. 그가 다루는 사랑 이야기는 다종다양하다.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 격동기의 사랑, 육체의 사랑, 심정의 사랑, 신성의 사랑, 소년기 사랑, 청춘의 사랑, 파멸의 사랑, 구원의 사랑,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름 붙이기 힘들 정도의 오묘한 사랑, 정말이지 사랑 이야기가 흘러넘친다. 그 중에서도 소년기 사랑에 대한 선생의 특별한 관심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인간에게 사랑은 어떻게 오는가, 아마 선생은 그것이 궁금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자신의 내면에 꼭꼭 감춰둘 수도 있었던 ‘아들 연인’을 기꺼이 무대 위로 올려보내신 것 같다. 그 덕에 여태껏 내게도 선생이 내리신 지상의 선물이 귀에 생생하다. ‘이 바보, 조약돌이 날아왔다’라는 소설 속의 한 대목처럼.

― 「벌레 같은 사랑, 소나기」 중에서


도서명: 장졸우교

시리즈명: 인문학 수프 시리즈 1 소설

지은이: 양선규

펴낸곳: 작가와비평 

발행일: 2013월 02월 20일

ISBN 978-89-97190-54-6 03810/값 12,000원

국판(148×210) 양장

분야: 문학>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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