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문학을 읽다!! 고전에서 현대작품까지
오늘날 책읽기는 왜 더 중요해지는가?
급변하는 대중문화와 다중매체의 시대인 오늘날에도 왜 책읽기는 우리에게 더욱 중요해지는 걸까? 책읽기는 우리에게 많은 복합적 지식을 쌓게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다양한 상상력과 비판력을 길러주며 동시에 창의적 문제 해결에 이르게 하기 때문이다. 책읽기는 무엇이 인간의 고뇌와 곤경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지, 어떻게 해야 잘 살아 가는 것인지, 그 지혜와 방법을 알게 해준다. 책읽기는 우리의 삶의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는 생산적인 활동이다.
독일에서는 작가를 가리켜 신의 목소리를 전달해 주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는 인간이 본디 신의 모습과 비슷한 형상으로 창조되었는데, 신의 모습과 닮은 우리 인간이 점차 신으로부터 멀어짐에 따라 신과의 교통을 상실하고, 신의 뜻을 이해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작가는 인간에게 잃어버린 신의 모습, 신의 목소리를 중재해 주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작가는 인간으로 하여금 신의 모습에 닮아 감을 획득하게 하는 높은 사명을 띤다고 본 것이다. 이것은 곧 본디부터 지니고 있었던 신성과 인간다움을 회복하는 일이며, 문학의 역할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문학의 역할은 인간 삶의 참 목표와 참모습이 무엇인가 하는 여러 가지 원형들과 그 구조물들을 제시하는 것이다.
문학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의 재현이 아니고, 신의 목소리를 해석하고 대변해야 하기 때문에 위대한 문학일수록 난해해진다. 명작은 놀라운 상상력과 창조력과 지적 능력의 결합체로서 사상과 비유의 폭이 넓고, 그만큼 깊고 넓은 가치를 포괄하고 있는 까닭이다. 어떤 명작들은 쉬우면서도 훌륭할 수 있고,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울 수 있고,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인간미를 강조할 수 있다. 이러한 명작, 또는 고전들은 지나간 시대의 훌륭한 작품만을 의미하지 않고, 시대와 장르를 뛰어넘어 인간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획득한 작품이다. 그래서 21세기에도 고전은 탄생한다. 어쨌든 위대한 문학은 대부분 어렵고 해석을 필요로 하는데, 이것은 학문으로서 문학을 하는 사람의 몫이고, 동시에 글을 읽는 독자의 역량강화의 문제이다.
일본의 지진 해일을 바라보면서 신 앞에서 더 위대한 것이 없어야 된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책읽기의 소중함을 새삼 더 느끼게 하는 시기에 이 책이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식과 생각과 느낌을 동원해 쉽게 풀어 쓴 명작해설서!
유럽의 명작 읽기!!
이 책은 필자 나름대로 명작들을 이해하는 몇 가지 방식들이 뒤섞여 어우러진 직업적 강의록이자 취미활동의 독서록이다. 굳이 정의하자면 지식과 생각과 느낌을 동원해서 쉽게 풀어 쓴 명작해설서이다.
이 책은 유럽문학의 출발인 그리스에서부터 중세 유럽의 중심 문학권인 영국, 프랑스, 독일,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그들 나라의 문학작품들을 문학사의 흐름에 따라 엮었다. 유럽은 오늘날의 독립된 민주국가 모습을 형성하기까지 오랫동안 민주주의의 발전과 세계 역사와 문화의 중심에 서 있었다. 18세기 이후 근대적 국가의식이 확고해지기까지 유럽은 오랜 역사 동안 한 문화권에서 움직였다.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유럽은 문명과 문화의식의 커다란 부침을 거치기도 했다. 그리고 현대에 와서 유럽은 유럽연합을 이루었고, 유로화로 경제적 통합을 이루었으며, 이제 유럽합중국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역사적으로 비슷한 사상과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유럽의 문학작품들을 함께 묶어 연구하는 일은 유럽의 선진 문화의식과 오랜 역사 동안의 인간에 대한 탐구를 가능케 한다. 나아가 문학의 상호 수용성과 시대적 배경, 학문적 체계와 사유방식, 그리고 우리나라 문학에 끼친 영향을 알게 할 뿐만 아니라 작가들의 문학적 특성과 독자들의 세계에 대한 글로벌 인식을 형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 책 속으로 ]
바다의 요정 테티스는 티탄신의 딸이며, 제우스와 포세이돈이 탐낼 만큼 뛰어난 미인이었다고 한다. 운명의 여신 파테스는 제우스에게 테티스가 자식을 낳으면 그 자식은 그의 아버지보다 훨씬 강력한 인물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마치 크로노스가 우라노스를 거세하고, 제우스가 크로노스를 전복했던 것처럼 아버지를 죽일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래서 어떤 신도 그녀와 결혼하려고 하지 아니하자 테티스는 인간인 펠레우스와 결혼했다. 그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 아킬레우스임은 앞에서 이미 말한 바이다. 테티스와 펠레우스의 결혼 연회장에는 올림포스의 모든 신들이 초대되었다. 초대받지 못한 불화의 여신 에리스(Eris)는 갑자기 나타나 잔칫상 위로 황금사과 하나를 던지고 사라졌다. 그 사과에는 ‘가장 아름다운 여인에게’라는 글이 씌어 있었다. 여신들은 서로 황금사과가 자기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중에서 제우스의 부인인 헤라, 지혜의 여신 아테나, 그리고 아프로디테가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었다. 의견차이로 옥신각신 하던 신들은 그 당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남성에게 판단을 맡겼다. “이 때문에 사람들이나 집단 사이에 분쟁의 소지가 있는 문제를 불화의 사과(apple of discord)라고 한다.”
그 당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남성은 파리스였다. 파리스는 트로이 성주 프리아모스의 아들이었다. 이 아이가 태어나면 트로이성이 불타버릴 것이라는 신탁이 내려져 있었기에 이 아이는 이다산에 버려져서 자랐다. 세 여신들은 파리스의 심판을 받기 위해 구름을 타고 이다산으로 날아갔다. 자기를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선택해 주면, 헤라는 부귀와 권세를, 아테나는 지혜를, 아프로디테는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선물로 주겠다고 약속했다. 파리스는 누구를 택했을까? 아프로디테였다. 왜냐하면 “그것은 선물이 탐이 나서가 아니라 아프로디테가 허리에 맨 띠가 ‘부끄러움의 띠’였기 때문이었다. 즉 여인의 미의 본질은 ‘부끄러움’이라는 의미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아프로디테는 미의 여신이 되었다.” 파리스는 그 후에 트로이성의 왕자인 것이 판명되어 트로이 성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리스 민족의 생성과 발전 : [일리아드]> 중에서
“있음이냐, 없음이냐(To be, or not to be), 그것이 문제로다.” 이 극의 3막 1장에서 번민하며 외치는 이 유명한 구절은 흔히 “사느냐, 죽느냐”로 번역되어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어쨌든 이 구절은 “‘과연 인생이란 살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이며, 인용의 후반부에서 자살이란 것도, 또 복수란 것도 종교적으로 금지된 행위이며, 죽은 후 저승에서 악행으로 벌 받으리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양심 때문에 행동에 옮기기 어려움을 표현한다.” 햄릿에게 자살과 복수는 죄악이요, 삶은 고통으로 인식된다. 햄릿은 단순히 복수해 버릴 수 없는, 그리고 죽어 버릴 수도 없는 인생의 복잡한 문제와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있다. 햄릿은 시대를 초월하여 오늘날까지도 근원적인 인간의 유약함과 인간심리의 본질을 잘 표현해 주는 보편적인 인물이다. 동시에 르네상스 시대의 근대적인 회의주의자이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회의 : [햄릿]> 중에서
[ 목 차 ]
Part 01 그리스 신화와 고대문학
그리스 민족의 생성과 발전 : [일리아드]
위대한 영웅 탄생의 길 : [오디세이]
질투와 복수의 화신 : 에우리피데스의 [메데아]
Part 02 게르만 신화와 중세문학
독일 민족의 일리아드 : [니벨룽겐의 노래]
사랑문학의 원형 : [트리스탄]
기독교적 덕목 완성의 길 : [파르치발]
중세문학과 바그너의 악극
Part 03 근대정신의 서막
유혹, 지적 호기심, 그리고 파멸 : [포스터스 박사의 비극적 생애]
인간과 세계에 대한 회의 : [햄릿]
종교의 관용을 주장한 근대적 인간상 : [현자 나탄]
Part 04 질풍노도적 정열과 천재성
감정의 소설/시대 비판의 소설 : [젊은 베르터의 슬픔]
자유와 이상에 불타는 정의감 : [군도]
Part 05 인류의 보편적 이상
자연과 자유에 근거한 인간애의 승리 : [빌헬름 텔]
인류의 보편적 이상/독일적 거인의 인간상 : [파우스트]
인간의 인식과 그 실천적 삶: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시대]
Part 06 낭만적 개성의 창조
브론테 자매들의 고향, 히스 꽃의 향기
격렬한 애증과 자유분방한 감성 : [폭풍의 언덕]
평범한 인물의 강인하고 특별한 개성 : [제인 에어]
사랑의 방랑과 시대의 아픔 : [겨울나그네]
Part 07 사실주의의 이상과 현실
인과응보와 신적 정의의 실현 : [유대인의 너도밤나무]
급진적 도덕주의와 온건한 자유주의의 대립 : [당통의 죽음]
그리움과 좌절과 체념의 전원시 : [임멘 호수]
권태와 단조로움 그리고 안일과 환상이 가져다 준 파멸: [마담 보바리]
Part 08 세기말의 인상주의와 페미니즘
관능적 사랑과 성애의 허망함, 체념의 아름다움 : [현자의 부인]
가부장제와 전쟁의 폐해에서 생겨난 절망과 상심: 울프의 지적 허무주의
여성적 글쓰기와 양성적 마음 : [자기만의 방]
Part 09 현대의 다양성과 인도주의적 이상
정신의 아름다움과 건강한 삶의 접목 : 헤세, 카프카, 토마스 만
삶의 근원적 힘, 자아에 대한 확신과 사랑 : [수레바퀴 아래서]
주변세계와 내면세계의 불일치 : [변신]
총체로서의 생, 예술성과 시민성의 화해 : [토니오 크뢰거]
탐미적 예술성의 희화화 : [트리스탄]
Part 10 신화탈출과 거대관념의 해체
신화의 탈출, 가부장제적 탐욕과 진실의 왜곡에 대한 비판: 크리스타 볼프의 [메데아]
음악신화와 남성주의의 해체 : [피아노 치는 여자]
식민사회의 심리적 폐해 : [풀잎은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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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유럽문학 오디세이
지은이 : 김정자
펴낸곳 : 작가와비평
전화 : 02-488-3280
이메일 : mykorea01@naver.com
블로그: http://wekorea.tistory.com
발행일 : 2011년 03월 30일
ISBN 978-89-955934-5-5 03800
신국판 / 332쪽 / 값 1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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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소개 ] 김 정 자
전남여고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독일문학을 전공했다. 독일 마인츠대학교에서 수학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국 캠브리지대학교 연구교수를 지냈다. 한국독어독문학회 부회장, 한국독일언어문학회 회장, 그리고 목포대학교에서 어학연구소장과 교양과정부장 등을 역임했다.
공역 [독일문학사], 공저 [파우스트, 그는 누구인가?], 논문 <토마스 만의 [부덴브로크일가]에 나타난 몰락과 생에 관한 연구>,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에 나타난 여인상 연구>, <페미니즘 시각에서 드로스테 휠스호프 문학 다시 읽기>, <괴테의 셰익스피어 수용> 등이 있다.
1981년 이래로 목포대학교 독일언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와 지혜를 주는 아주 좋은 책으로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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