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결한 시구에서 터져 나오는 영원을 향한 그리움
아름답고 깊이 있는 절제미로 표현된 ‘사랑의 시’를 노래하다
책소개
이채현 시인의 시 전편에 흐르는 맑은 기운은 밝고 강한 영성(靈性)이다. 그 영성은 결국 사랑이다. 사랑이 없으면 영성도 소용이 없다. 영성과 지성은 바로 이웃해 있다. 사랑이 결여된 지성은 용납할 수 있어도 사랑 없는 영성은 진짜가 아니다. 이채현 시인은 나무를 보며, 달을 보며, 내 이웃을 보며 그 안에 담긴 신(神)의 마음을 읽는다. 그 마음이 내 안에, 내 이웃에게, 무릇 모든 살아 있는 생명들을 품어주라는 그분의 뜻을 옮기고 있을 뿐이다.
_해설: 영성으로 향한 첫걸음 ‘사랑’ (변성래.북 칼럼니스트) 中
이채현의 시들은 무엇보다 간결해서 좋다.
그의 말대로 ‘푸른 정거장인 지구’ 위에서
영원을 향한 그리움을 새처럼 노래하는 시인.
길 위에서 이루어지는 만남의 환희,
이별의 슬픔, 그리고 존재론적인 고독을
시인은 해, 달, 별, 물고기, 허수아비 등의 다양한 이미지를 통해
아름답고 깊이 있는 절제미로 표현한다.
쓸쓸함 속에도 일관되게 스며있는 사랑의 시들을 사랑으로 읽으면
우리도 사랑의 시인이 되는 기쁨을 맛 볼 것이다.
_이해인(수녀・시인)
책 속으로
덧없다.
낮에 왔다가
밤에 가는구나.
꽃 필 때 왔다가
잎 질 때 가는구나.
살다가
가는구나.
흙에서 왔다가
흙으로 가는구나.
고향에서 왔다가
고향으로 가는구나.
눈 감고 왔다가
눈 감고 가기 전
살고 싶다.
사랑할 때 살고 싶은 것.
사랑할 때 살 수 있는 것.
많이많이 사랑하라
하시는구나.
빈손으로 사랑하다가
빈손으로 사랑 남기라
하시는구나.
―「빈손」 전문
지은이
이 채 현
1964년 경상북도 안동에서 태어나, 1988년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이화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현재는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 '그대에게 그런 나였으면', '하늘에서 꽃이 내리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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