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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비평

한국문학의 다원적 비평(이명재 평론집/ 작가와비평 발행)


▌책 소개▐

문인단체의 테마 있는 세미나와 강연 등에서 행한 글들 모아

이 책은 필자의 다섯 권째 문학평론집으로 필자가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오른 지 35년째, 평론집을 낸 지 10년 만에 내는 평론집이다. 저자가 대학 강의와 실천비평을 겸해오는 동안 쓴 글과 여러 문인단체의 테마 있는 세미나와 강연 등에서 행한 글들 가운데 장르별로 골라 35편을 실었다. 그러다 보니 이 평론집 내용은 장르나 제재 및 분량과 테마 면에서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따라서 이 책은 표제처럼 다원성을 지닌 문학담론들로써 특장점을 지녔다. 여느 경우에서처럼 인기 높은 문인과 자기 유파만 챙기는 것과는 다르다.
이 책에서는 제각기 성실하게 글을 쓰며 만만찮은 기량을 지닌 나가수 식의 숨은 작가, 작품도 대화하듯 다루었다. 이런 점에서 이 평론집은 어쩌면 열린 문학을 위한 토론마당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필자는 되도록 현대비평의 추세에서처럼 객관적인 고급독자로서 작가와 독자 사이에서 담론의 관리자로서 토론을 주관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한국문학의 다양한 담론들을 담고 있는 이 평론집은 최근 문학계의 이슈들과 작품들의 이면에 감추어진 다양한 색깔을 음미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도서명: 한국문학의 다원적 비평
지은이: 이명재
펴낸곳: 작가와비평
           주  소   : 경기도 광명시 소하동 1272번지 우림필유 101-212
           블로그   : wekorea.tistory.com
           이메일   : wekorea@paran.com
           전화번호 : 02-488-3280
신국판 / 281쪽 / 값 13,000원 / 2011년 11월 05일
ISBN  978-89-955934-10-2 93810


▌책 속으로▐

박경리 소설에서는 여성적인 문제의식에서도 중점적인 접근의 시각과 노력을 기울여 왔다. 위에서 살핀 바처럼 그의 전기 단편작품들부터 자전적인 모티브로서의 여성 요소가 짙은데 그것은 결국 여성의 존엄성과 정체성 찾기에 이어진다. 그런 여성의 갈망과 존엄은 <<표류도>>에서의 현희를 비롯해서 중기의 장편들에서 작가의 분신으로 등장하는 주 인물 급의 여성캐릭터에서도 드러난다. (13쪽)

그렇다면 과연 21문화의 세기에 적잖게 위기상황을 맞은 우리 소설 문단은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 이런 문제는 더욱이 각종 영상매체가 범람한데다 인기 가수의 라이브 콘서트와 더해가는 스포츠의 열기 속에서 소외된 문단의 현안이 아닐 수 없다. 재래의 전통적인 문화의 선도적인 자리를 차지했던 소설을 위시한 언어예술이 이제는 앨빈 커넌도 우려한 바 ‘문학의 죽음’뿐 아니라 여러모로 상존한 소설의 위기증후군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20쪽)

인터넷은 이미 현대인에게 일반화된 일상의 하나로서 항시 열려 있는 정보창고이며 독자들과 공유하는 소통의 광장이다. 무엇보다 인터넷을 통한 소설 활동은 신문・잡지나 또는 방송 등의 유력한 매체에서 소외된 작가들이 살아갈 새 출구이기도 하다. 그것은 범세계 네티즌이나 독자들과 실시간으로 대화하여 호흡을 나눌 21세기 문화의 창문이다. (25쪽)

근래 발표된 안영의 소설들에는 작가가 살아온 과거의 아픈 체험에서 우러나거나 현실생활에 임한 문제들을 작품화하는 점을 특성으로 들 수 있다. 그네의 작품 소재나 구체적인 제재들은 실제로 주변에서 일어난 사실(fact)들을 주로 하되 여기에 다소의 허구적 요소를 가미해서 쓴 팩션(faction)의 미학이라 할 수 있다. 실제의 일을 글감으로 삼되 단순한 기록물 차원을 벗어날 만큼 정체 있는 문제점을 소설 본연의 짜임새와 허구적 유연성을 다양하게 보완해서 새로운 서사문학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35쪽)

이런 작가의 개인적 삶의 역정은 신경숙의 여러 작품에 많이 반영되어 있다. 미시적인 자신의 생생한 체험을 동시대의 거대서사로 하여 새로운 리얼리즘의 가능성을 열었다고 평가되는 장편 <<깊은 슬픔>>(1994)에 이은 <<외딴방>>(1995)이나 창작집 <<풍금이 있던 자리>>(1993) 등. 자신이 손수 겪은 바를 리얼하고 정감 있게 다루는 면에서 더욱 독자들에 어필하고 있다. (55쪽)

실제적인 형식면에서 시공간의 영역확대나 다채로움이 주목된다. 미래 소설적 공간인 가상공간을 통한 문명비판적 실험성, 농촌소설의 방향제시와 소외층에의 관심, 일본과 중국 및 북한에 걸친 일제의 강점기나 광복 후의 분단시대를 다룬 역사 경영, 조직 내의 직장인 사회 등. 여기에 일련의 폭 너른 제재 활용과 현안의 현실에 대응하는 다양한 인물성격 창조며 유머와 풍자성을 곁들인 문장 구사력이 뒷받침되어 든든한 작품 질량을 지니고 있다. (77쪽)

소월과 만해의 민족적인 정서와 인류 보편적인 시의 원형질은 일찍이 괴테나 앙드레 지드 등이 주창하던 바의 활짝 열린 세계문학으로 향하는 올바른 민족문학의 성향을 지닌 것이다. 사실 우리의 전통성과 외래성 짙은 모더니즘성의 조화는 현대문학 발전에 긴요한 두 바퀴인 것이다. 따라서 이렇게 양 산맥을 이룬 시문학들은 바야흐로 트랜스 내셔널리즘적인 21세기의 국제화, 다문화시대에도 거듭난 한국 시문학의 모델로 삼아 바람직한 세계문학으로 펼쳐나갈 한 지표 겸 가늠자로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 (86쪽)

한국문학은 각 지역 특유의 냄새가 물씬한 개성을 지녀야 마땅하다. 듬뿍 담아내야 규모 큰 서울에 맞설 수 있음은 물론이다. 가장 지방적인 풍물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괴테나 앙드레 지드의 지론이 통하는 연유가 여기에 있다. 저마다의 지방이나 지역적 특성은 제 고유의 역사와 풍토에 바탕을 둔 지방사투리에 이르도록 문화적 전통에 이어져 있게 마련이다. 이런 면에서 각 지방 특유의 향토문단을 새롭게 논의하게 되는 것이다. 개성 있는 각자의 지역문단이 활발한 조건 속에서 바람직한 한겨레문학을 거쳐서 환영받는 세계문학으로 발전해 갈 수 있는 것이다. (185쪽)


▌차례▐

제1부 다양한 우리 소설의 서사미학
 박경리 문학의 문단사적 의미
 한국 소설문학의 현황과 방향모색
 원숙한 팩션미학의 세계
 강준희, 강고리끼, 새 서해(曙海)와의 만남
 글로컬시대 한류문학의 한 모델 :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평설
 늦깎이 작가의 다양한 서사 미학

제2부 뮤즈의 삶과 시문학 살피기
 소월과 만해 시의 위상
 다형 김현승의 시미학
 시 <부용산> 감상과 이해 : 박기동 시인의 경우
 녹색시 문학과 환경문제
 도시 꽃사슴들의 시 향연
 물과 바람을 통한 향수의 서정시학

제3부 비평적 담론의 현안을 찾아서
 백철 문학의 특성과 방향 선택
 인생 고독과 사랑, 예술 : 황순원, <필묵 장수> 감상과 이해
 남북한 대립과 시문학의 이질화 : 1950년대 전후를 중심으로
 한국 지역문학과 세계문학
 최명희 <<혼불>>의 문학세계
 우리 농민문학의 길 찾기
 문학적 상상력과 과학

제4부 일상적 삶과 에세이의 세계
 김소운의 문학사적 자리
 피천득 수필의 기법적 특성
 수필문학 시대에 살면서
 이민생활의 애환과 휴머니티 : 김영중의 수필문학세계
 물과 식물의 상생적 미학 세계
 생명의식과 사랑의 인간미학


▌지은이 소개▐  이명재(李明宰)

중앙대 정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문학석사)과 경희대(문학박사)를 나왔다.
197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문학평론가)하여 활동중이다. 한국 문협의 평론분과회장, 문학평론가협회의 부회장을 역임하고,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와 문과대학장을 지냈다.
<<전환기의 글쓰기와 상상력>> 등 평론집 외 여러 저서를 내고, 현재 중앙대학교 문과대학 명예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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