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

사랑의 시 여행에서 만나다(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문학도서: 기행에세이/ 양병호 김형근 윤수하 노용무 안현수 이승철 신현미 송지선 송정원 소필균 유인실 박지학 지음)

 



[ 길이 끝났다, 여행이 시작되었다. ]


세 번째 작업이자 대한민국 마지막 답사이다. 시문학의 대중화와 창작 현장의 전파와 보존을 꿈꾸는 청년문화예술단체인 시를 찾아 떠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시찾사’)이 시문학 현장 답사의 마지막 여행기를 출간했다.

지난 2000년 전북대에서 한국현대시를 전공하는 사람들은 원서강독, 주제토론 등을 목적으로 소규모 스터디그룹을 결성했다. 방학 중에는 교외의 숙박시설을 빌려서 본격적인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세미나 장소를 물색하던 와중에 이왕이면 발표주제와 연관이 있는 시인의 생가나 작품의 배경 지역이 후보지로 추천되었다. 그렇게 해서 세미나는 현장 답사를 겸하게 되었고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시찾사’의 전국적인 방랑이 시작되는 기점이 되었다.

 

작품의 현장을 방문하는 일은 텍스트 안에만 갇혀 있던 연구의 폭에 새로운 차원을 열어 주었다. 오직 이성으로만 접촉했던 시가 감성의 발걸음이 다가가자 예전에 없던 친근함을 선사하고 생산의 비밀을 엿보게 해 주었다. 한편으로 시의 명성과 가치에 비하여 형편없이 방치되고 있는 시문학 현장의 피폐함에 인문학도로서 또는 정신적 가치를 추앙했던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참담함을 느끼기도 하였다.

모임의 주축인 양병호 교수(전북대 국문과 교수)는 시문학 현장 방문과 조사로 축적된 역량을 인문 대중서의 출간을 통해 풀어내자고 제안하였다. 그렇게 해서 시찾사의 ‘~ 여행에서 만나다’ 시리즈가 기획된다. 그 기획은 10년을 기간으로, 전국의 가치 있는 시문학 현장 전체(30명 이상의 시인)를 대상으로 하는 결심이 쉽지 않는 야심이었다. 시가 일부 전공자에 의해서만 향유되고 암호처럼 복잡한 문자로 해석되는 현실에 대해 ‘시찾사’는 고민하였다. 시문학의 생생한 현장을 보여주고, 걷게 하고, 만지게 하고, 또 읽게 함으로써 밀실에 갖혀 있던 시를 일반 학생, 주부, 등 시를 알고자 하는 비전공자들에게 공개하는 것이 ‘~ 여행에서 만나다’ 시리즈의 기획의도였다.. 그만큼 이 시리즈는 대중 친화적이다.  

1차 출간물인 ‘그리운 시, 여행에서 만나다’는 2006년에 출간되었다. 전라도와 충청도의 시인을 대상으로 하였다. 경상도 지역 시인을 대상으로 한 2차 출간물인 ‘추억의 시, 여행에서 만나다’는 2010년에 출간되었다. 그리고 시리즈의 마지막이고 대한민국 남쪽의 나머지를 탐방한 3차 작업물이 2012년 지금, 대단원의 마지막으로 출간되었다. ‘사랑의 시, 여행에서 만나다’라는 표제로 출간된 마지막 시리즈는 서울, 경기도, 강원도 출생의 시인들을 대상으로 집필되었다.

필자들은 이상(절말은 기교를 낳고, 기교는 절망을 낳고. 서울. 윤수하), 김수영(시여, 침을 뱉어라. 서울. 노용무), 기형도(우울한 도시에서의 짧은 기록. 경기도. 송지선), 박인환(그대 서늘한 가슴아. 강원도) 등 서울, 경기, 강원도 지역의 유명 시인들의 삶의 궤적을 더듬어 친절하게 안내한다. 그들의 삶이 시작되었던 생가를 중심으로 청춘의 혼을 바치고 또 노년의 쓸쓸함을 향유했던 곳곳의 현장들이 르포의 형식으로, 때로는 비평의 형식으로 기록되었다. 여타의 문학기행서적이 단순한 기행의 여정과 여행자의 소회로 마무리되어 있다면 이 책은 사실적인 사진 등을 통하여 대중성을 강화하는 한편 작품의 문학적 해석도 병행하고 있다. 대중지향적인 문체와 내용을 통하여 전문 지식을 녹여내고 있는 것이 이 책의 차별성일 것이다. 

시찾사의 기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의 잃어버린 반쪽인 북한문학, 연변, 시베리아, 일본, 미국의 동포문학 등에 대한 현장답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북한문학의 현장 답사는 매우 시급하다. 시찾사는 가까운 미래에 그러한 날이 있을 것으로 희망한다.


===============================================================

도서명: 사랑의 시, 여행에서 만나다

지은이: 시찾사(양병호 김형근 윤수하 노용무 안현수 이승철 신현미 송지선 송정원 소필균 유인실 박지학)

펴낸곳: 작가와비평

크라운판/ 344쪽/ 칼라(4도)/ 값 18,000원

ISBN 978-89-97190-51-5 03810

분야: 기행에세이 사진에세이

===============================================================



[ 목 차 ]


여는 글


화려한 도시의 뒤안에서 부르는 사랑 노래: 서울


오상순    나는 하나의 티끌이다 (양병호)

임   화    종로 네거리에 나를 묻어 달라 (김형근)

이   상    절망은 기교를 낳고 기교는 절망을 낳고 (윤수하)

김수영    시여, 침을 뱉어라 (노용무)


도회지를 서성이는 농경의 추억: 경기


변영로    시린 강물에 양귀비꽃 흘러라 (안현수)

홍사용    삶이여, 시인의 눈물을 읽어라 (이승철)

조병화    나를 잃는 예습을 하고 있습니다 (신현미)

기형도    우울한 도시에서의 짧은 기록 (송지선)


태백산맥을 넘어선 별들의 힘: 강원


김동명    허무의 뜰에 잠깐 앉다 (송정원)

이태극    물가에 서서 마음을 비워보다 (소필균)

박인환    그대, 서늘한 가슴아 (유인실)

이성선    내 몸에 우주가 손을 얹었다 (박지학)



[지은이 소개]


양병호    전북대 교수

김형근    전주 우림중 교사

윤수하    전북대 강사

노용무    전북대 강사

안현수    호남대 강사

이승철    전북대 강사

신현미    전북대 박사과정

송지선    전북대 강사

송정원    전북대 박사과정

소필균    전북대 강사

유인실    전북대 강사

박지학    전북대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