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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도스토예프스키 문학 세계의 출발점: 지하로부터의 수기

도스토예프스키 문학 세계의 종합이자 그 이후 문학 세계의 출발점


≪지하로부터의 수기(Записки из подполья)≫는 도스토예프스키가 43세 되던 1864년에 자신의 형이 운영하던 문예지 ≪세기≫의 3월과 4월호에 게재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흔히 그 이전 도스토예프스키 문학 세계의 종합이자 그 이후 문학 세계의 출발점이라고 해석된다.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한 저명한 비평가 모출스끼는 이 작품을 그의 창작 활동의 ‘전환점’이라고 평가했으며, 이에 더해 그의 방대한 다섯 개의 장편 소설, 즉 ≪죄와 벌≫, ≪백치≫, ≪악령≫, ≪미성년≫,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붙여지는 철학적 서문이자 위대한 통찰이라고도 평가한 바 있다. 이러한 평가에서 드러나듯 이, 이 작품은 난해한 내용 가운데서도 ‘인간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작가의 천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의 1부는 주인공-화자이 왜 자신만의 닫힌 세계에서 앙심을 품고 살아오게 되었는지를 종합적으로 설명해주는 장이라 할 수 있다. ‘실존적 자유의지’가 극단화되어 세상과 충돌을 일으킬 때의 갈등을 감내해내지 못하게 되자 그는 자신만의 세계 속으로 후퇴하여 자발적인 아웃사이더가 된다.

이 작품의 2부에서 서술되는 두 이야기는 주인공-화자가 직급 낮은 관리로서 일하던 24세 이후 몇 년 간의 일들이다. 2부는 1부에서 나타났던 주인공-화자의 강력하고도 독자적인 철옹성의 세계가 실제로는 얼마나 많은 허점을 지닌 채 열려 있는지를 보여 주는 장이다.


‘불가해한 인간 본성’을 진지하게 들여다보려는 시도


도스토예프스키는 이성과 합리성이라는 틀로부터 벗어난 곳에서 이 작품을 출발시키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비합리적 자유의지를 그리려 했다 해서 그것으로부터 파생되는 인간의 모든 심리와 행동이 도덕적으로도 옳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주장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는 그 문제점들을 신랄하게 지적함으로써 인간 정신의 독자성은 올바른 방향을 설정할 때만이 진정한 가치가 있다는 점을 진지하게 보여주려 한 것이다.

이 작품은 통찰과 직관의 최초 단계인 ‘불가해한 인간 본성’을 진지하게 들여다보려는 시도였다. 이렇듯 진지한 태도가 가감 없이 진솔한 내용과 결합되면서 한편으로는 인간의 양심이라는 문제를 배제하지 않았기에, 이 작품은 도스토예프스키 중기 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힐 수 있는 것이다.




[ 목차 ]


역자 서문


1부 지하


2부 진눈깨비에 관하여


작품 해설

작가 연보



[ 옮긴이 백준현 ]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였으며 동 대학원에서 도스토예프스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한국외대, 성균관대, 상명대 강사를 역임하였으며 1998년부터 상명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도스토예프스키, 뿌쉬낀, 레르몬또프를 위주로 하는 19세기 러시아 소설이며, 실용 러시아어 어휘론을 비롯한 러시아어 학습서들도 저술하고 있다. 주요 논문과 저작으로 <뿌쉬낀의 <벨낀 이야기>에 나타난 벨낀과 역사성의 문제>, <도스토예프스키 초기작들에 나타난 인간관>, ≪중급러시아어: 늪가의 작은 집≫(1, 2), ≪다양한 주제를 통해 배우는 고급 러시아어 2≫(공저) 외 다수가 있으며, 역서로 ≪러시아 현대 소설 선집≫ 2(공역), ≪도스토예프스키 단편선≫, ≪우리 시대의 영웅≫ 외 다수가 있다.



도서명: 지하로부터의 수기

지은이: 도스토예프스키

옮긴이: 백준현

펴낸곳: 작가와비평

국판(148×210)| 240쪽|값 12,000원

발행일: 2017년 2월 28일

ISBN: 979-11-5592-196-8 03890

분야: 소설 > 외국소설 >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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