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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비평

디아스포라의 고백들(조동범 평론집/ 작가와비평 발행)


현장감 있는 목소리가
우리 시의 다채로운 국면을 예리하게 파헤친다

시집 <<심야 배스킨라빈스 살인사건>>(문학동네, 2006)을 통해
정교한 묘사력을 선보인 바 있는
시인 조동범의 첫 번째 문학평론집

시인의 시평론은 정교한 이론과 함께 창작자의 입장을 포괄함으로써 감각적인 시 읽기의 경험을 제공한다. <<디아스포라의 고백들>>에서 저자는 원로 시인의 작품부터 80년대생 시인들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현재진행형인 우리 시의 목소리를 정치하게 분석해냈다. 이 책은 콜테스의 희곡 <<목화밭의 고독 속에서>>를 제외한 전편이 시평론으로 이루어져 있다.
총3부로 이루어져 있는 <<디아스포라의 고백들>>은 전위적인 작품부터 서정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제1부는 박상순, 황병승, 이민하, 김경주, 최승호, 기형도 등의 시와 콜테스의 희곡에 대한 평론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기형도의 시를 분석한 글에는 시집에 수록된 기형도 시인의 작품을 등단 이전의 초고와 비교함으로써 기형도 시 언어의 변모를 파악하기도 했다. 이 글에서 언급한 기형도 시인의 작품은 그가 초기작의 대부분을 쓰고 정리한 수리시동인 시절의 작품이다. 아울러 시 이외의 평론으로는 유일하게 콜테스의 희곡이 수록되었는데, 콜테스의 희곡이 시적 상징으로 가득하다는 점에서 조화를 이룬다.
제2부는 계간평과 시집 서평을 중심으로 묶었다. 계간평과 시집 서평을 통해 독자들은 생생한 우리 시의 현장과 만날 수 있다. 저자는 문예지에 발표된 작품들을 꼼꼼하게 읽어냄으로써 우리 시단의 현재를 예리하게 포착했다.
제3부는 개별 시편에 대한 단평으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는 개별 시편에 대한 분석적인 글을 통해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의미를 살펴보고자 했다.
저자는 첫 번째 문학평론집 <<디아스포라의 고백들>>에 이어 이달 중순 두 번째 시집 <<카니발>>(문학동네 시인선)을 출간할 예정이다.


[지은의 말]

시인들의 여정을 따라가며 만난 세계의 아름답고 처연한 풍경은
그 자체로 우리 시의 다채로운 국면이자 재연이었다.

지난 몇 년간 발표한 글을 묶는다.
이 책에 담긴 글은 그동안 읽어온 시에 대한 기록의 일부분이다. 시인들의 여정을 따라가며 만난 세계의 아름답고 처연한 풍경은 그 자체로 우리 시의 다채로운 국면이자 재현이었다.
이 책은 시인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오롯이 담아내려는 노력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필자는 어떠한 편견도 없이 다양한 시적 세계를 수용하고자 노력했다.
시의 언어는 정처 없는 우리 삶의 상처와 결핍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상처와 결핍이 드러내는 시의 발화 방식은 제각각 다르지만, 그것으로부터 시의 세계가 열린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결국 시와 시인은 상처와 결핍을 짊어지고 끝없이 떠돌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그런 점에서 시의 세계와 시인의 운명은 디아스포라의 세계와 다르지 않은 것이다.
이 책은 디아스포라의 정처 없음과 같은, 시적 여정에 대한 기록이며 동시에 시의 언어가 전하는 은밀한 고백이기도 하다. 감춰진 시의 세계를 호명한 것은 필자이지만 각각의 시편들은 이미 그 자체로 상처와 결핍의 대한 고백을 전해준다. 시가 드러내는 고백의 언어를 통해 우리는 상처와 결핍이 주는 정서적 충만을 경험하게 되며, 그것은 시를 읽으며 얻게 되는 소중한 기쁨이다.
언제나 창작자로서의 자의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비평적 태도를 통해 좀 더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할 수 있었다. 아울러 적극적으로 작품을 찾아 읽게 된 것도 의미 있는 소득이었다. 마감 때마다 나를 고민하게 만들었던 작품과 그 작품의 시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내가 그들에게 좋은 독자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한 독자였다고는 말하고 싶다.


[ 책 속으로 ]

여기, 언어가 있다.
시인의 발성인 언어는 문자를 통해 하나의 기호가 되고 기호가 지니는 외연은 언제나 그것이 포괄하고 있는 내부의 상징을 지향한다. 하여, 시인의 언어는 기표를 통해 상징의 세계로 날아가고, 상징이 된 언어는 다양한 기의가 되어 폭넓은 외연을 구축한다. 시인의 언어는 언제나 다양한 지평과 지향점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추구하고 완성한다. 그러나 시인의 언어는 상징이 내포하고 있는 유사성을 통해 유형화된 것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유사성과 차이를 전제로 한 시의 언어는 언제나 명백하며 동시에 모호하다.
여기, 하나의 언어가 있다.
해체된 시적 세계와 의미의 낯선 영역을 지향하는, 시적 상징의 긴장으로 가득한 언어가 있다. 주지하다시피 박상순은 해체된 시적 세계를 지향하는 시인이며 그가 드러내는 세계는 상징의 극단을 향해 나아간다. 이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이와 같은 ‘명백한 사실’은 널리 알려진 것이지만 그의 시를 읽는다는 것은 언제나 이러한 ‘명백한 사실’을 전제로 해야 한다.
―<추상적 여백의 세계와 비극적 상징의 숲> 중에서

문학의 익숙한 재료인 비극은 인간의 비극적 숙명을 드러냄으로써 우리에게 문학이 지니고 있는 문학적 정서와 의미를 환기시킨다. 이와 같은 비극성은 산업사회 이후로 넘어오면서 현대문명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주된 내용으로 삼게 되었다. 산업사회로의 이행은 인간의 비극성을 확연하게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는데 산업사회 이전의 비극이 개별화된 정서를 주로 나타냈다면 산업사회 이후의 비극은 ‘익명’인 개인에 대한 집단화된 폭력의 성격을 드러낸다. 또한 집단에 의해 가해지는 폭력 속의 개체는 거대 사회 속의 의미 없는 개인에 불과하기 때문에 주체적인 자아의 모습을 드러내기보다는 ‘무인칭’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때 개별화된 ‘무인칭’의 개체에게 가해지는 집단적인 폭력은 ‘거대한 힘’을 지닌, 절대적인 억압과 권력을 표상한다. 따라서 산업사회와 도시 문명에 대한 비판이 주조를 이루는 문학 작품의 경우, ‘거대한 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소멸과 순환을 향해 가는 공(zero)의 세계> 중에서


[ 목 차 ]

1부

추상적 여백의 세계와 비극적 상징의 숲: 박상순의 시
거울 안의 세계와 거울 밖의 실체: 황병승, 이민하, 김경주의 시
소멸과 순환을 향해 가는 공(Zero)의 세계: 최승호 시집 <<모래인간>>
비극적 세계와 수사학: 기형도의 시
딜(deal), 욕망 너머의 고독을 위하여: 베르나르마리 콜테스의 희곡 <<목화밭의 고독 속에서>>

2부

노마디즘, 디아스포라 그리고 먼 곳으로부터의 전언: 마종기, 길상호, 한세정, 하린, 조인호의 시
우리들을 극복하는 우리들의 언어: 1980년대생 시인들의 새로운 가능성: 서효인, 이혜미, 권민경의 시
비극적 일상과 일상적 비극: 김명인, 이원, 김근의 시
나의 세계와 당신의 세계: 마종기, 허연, 서효인의 시
수피로부터 자라나는 난독의 즐거움: 신동옥의 시
폐허의 세계와 세계의 진실: 김안의 시
대상의 본질과 서정의 새로움: 김영남의 시
한 자루 칼의 예리함을 회고함: 김희업 시집 <<칼 회고전>>
통정(通情)과 여백의 세계: 유종인 시집 <<수수밭 전별기>>
사랑의 힘, 리듬의 힘, 서정의 힘: 윤석정 시집 <<오페라 미용실>>, 한우진 시집 <<까마귀의 껍질>>
서정과 일상의 깊이가 드러내는 푸른 밤의 세계: 김영남 시집 <<푸른 밤의 여로>>

3부

통변(通變), 전통과 탈전통 혹은 계승과 혁신: 오은, 장석원, 김이듬, 손택수의 시
설국열차를 타고 떠나는 낯선 세계로의 여행: 조인호의 시 <설국열차>
감각과 익숙함의 극단 그리고 합일: 박성준의 시 <고통의 축제>
전이의 낯선 지점: 장석원의 시 <발열>
‘모던 타임스’ 혹은 팔굽혀펴기의 세상: 오은의 시 <모던 타임스>
구름의 공장과 눈물과 인연: 윤석정의 시 <구름공장공원>
성장의 이야기를 들려줘: 곽은영의 시 <캣치볼을 하는 밤>
‘무저갱’과 ‘연꽃’의 합일: 배한봉의 시 <무저갱 속의 연꽃>
아버지의 부재와 상처의 뒤란: 박후기의 시 <뒤란의 봄>
바닥의 이야기와 비애의 세계: 이기인의 시 <바닥에 피어 있는 바닥>
외롭고 높고 쓸쓸한: 주영중의 시 <크레인 위로 올라앉은 달빛 고양이>
뭇별이 총총 모래알이 반짝: 배영옥 시집 <<뭇별이 총총>>
과거로부터의 전언: 마종기의 시 <유적지의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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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디아스포라의 고백들

지은이: 조 동 범
펴낸곳: 작가와비평
           주  소_경기도 광명시 소하동 1272번지 우림필유 101-212
           전화번호_02-488-3280
           이메일_mykorea01@naver.com
           블로그_http://wekorea.tistory.com
발행일 2011년 09월 20일
ISBN 978-89-97190-04-1 03810
신국판/244쪽/값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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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소개 ] 조 동 범

1970년 경기도 안양에서 태어나 중앙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2002년 <문학동네신인상>에 <그리운 남극> 등 5편의 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심야 배스킨라빈스 살인사건>>과 산문집 <<나는 속도에 탐닉한다>>를 펴냈다.
현재 중앙대, 한신대, 서울예대 문예창작학과와 백석대 국어국문학과에 출강중이다.
계간 <<시인시각>>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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