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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등등/작가와비평

2000년대 문학의 흔적과 새로운 희망 사이에서:::작가와비평 9호



이번호 특집은 <<2000년대 문학의 흔적과 새로운 희망 사이에서>란 2000년대 문학에 대한 결산서이다. 특집 좌담인 <2000년대 문학의 알리바이를 묻다>는 고봉준 사회로 박상수・백가흠・신용목・장성규・정은경이 참석하여 지난 2000년대 문학을 다양하게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2000년대 문학의 현장에서 시, 소설, 문학평론을 통해 당대 문학을 만드는 데에 일조했던 분들이다. 독자들은 2000년대의 시와 소설들이 보여준 경향 등 다양하게 쏟아진 논의 등을 통해 2000년대 문학을 나름대로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문학평론가 강경석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라’에 관한 수상>에서 요즘 베스트셀러인 신경숙의 장편 <엄마를 부탁해>를 분석하면서 가족서사의 문제를 다루었다. 문학평론가 이숭원은 <‘시적인 것’의 운명>에서 1980년대나 1990년대에 등단한 중견 시인의 작품 중 주목할 만한 시들을 고찰하고 있다. 이 글은 새로움이라는 미명 아래 신세대 시인을 조명하는 과정에서 관심의 뒷전으로 밀려나는 중견시인들의 시적 작업이 신세대 시인 못지않은 새로움을 갖고 있다고 평한다. 이숭원은 중견시인들이 ‘서정/비서정/반서정’의 도식을 넘어 시적인 것을 추구했다고 긍정한다. 문학평론가 고봉준은 <우울, 슬픔, 그리고 애도 이후>에서 심보선, 진은영, 황성희의 시를 예로 들면서 2000년대 시단을 지배하는 시적 감각을 우울, 슬픔, 애도로 규정한다. 고봉준은 대상의 상실에서 오는 슬픔을 애도로, 우울증의 형태를 슬픔으로 표현한다. 이것들은 가야 할 삶의 목적지를 상실한 채 환멸의 시간을 고통스럽게 견뎌오면서 발생한 감정들의 파편들이다. 문학평론가 이경수는 <알레고리의 확장과 反詩의 미학>에서 미래파 시인 중 두 번째 시집을 출간한 황병승의 <트랙과 들판의 별>, 김경주의 <기담>, 장석원의 <태양의 연대기>를 통해 2000년대 우리 시의 알리바이를 묻는다. 이경수는 이들 미래파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을 관통하는 핵심 코드로 알레고리의 기법을 손꼽는다. 이 알레고리 기법에는 ‘지금, 여기’에 대한 환멸과 몰락의 길로 접어든 인류의 역사에 대한 우울한 자각이 배후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한다. 이경수는 ‘미래파’ 시의 파편화된 알레고리에 대해 기존의 시를 부정하는 반시(反詩)의 미학으로 규정한다. 문학평론가 최강민은 <강단비평식 현장평론과 전면전을 선포하라!>에서 2000년대 비평이 강단비평식 현장평론에 물들면서 비평적 정체성을 상실한 채 일반 독자들에게 외면당했다고 날카로운 비판을 던진다. 그는 강단비평식 현장평론의 문제점과 사례를 조목조목 들면서 그에 대한 처방을 내린다. 강단비평식 현장평론이 비평의 위기를 확산시키면서 비평무용론을 낳게 한 주요 원인 중의 하나였다는 최강민의 주장은 신랄하다.
<<우리 시대의 상상력>> 꼭지의 주인공은 중견 소설가 이승우이다. 1981년 등단한 이승우는 꾸준한 작품 활동 속에 2000년대 들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작가와비평]은 소장 소설가 못지않게 주목할 만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승우의 소설을 통해 이 시대 중견작가의 자화상을 포착하고자 했다. 이승우와 관련한 평론은 생각지도 않게 4개가 실렸다. 문학평론가 정영훈 씨에게 특집원고로 중년 작가에 대해 전반적인 것을 써달라고 부탁했는데 공교롭게도 이승우의 소설세계만 주로 언급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기존의 3꼭지에 하나를 추가시켜 이승우의 특집 꼭지를 구성했다. 문학평론가 정주아의 <벌레 혐오증의 역사>는 이승우의 소설을 혐오스러운 벌레의 이물감에서 시작되어 자유로운 감촉을 즐기는 바람의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한다. 문학평론가 박진영의 <주홍글씨와 이야기테라피>에서는 이승우의 소설을 실낙원의 모티프, 윤리적 관점의 지향성, 장소의 편애성, 죄의식의 기록지, 종교적이고도 형이상학적인 글쓰기로 규정한다. 박진영은 상처와 흉터를 치료하는 이승우의 소설들이 최근 관념의 옷을 벗고 구체적이고 유연하게 작고 편안한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고 평한다. 정영훈의 <윤리적 주체의 자리>에서는 이승우의 소설을 윤리적 주체가 정립하는 자리로 파악한다. 정영훈은 이승우의 소설이 타인과의 관계 맺음 속에서 새로운 형태의 서사를 만들어 갈 때 소설의 또 다른 기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문학평론가 조효원은 <갑자기, 영원히 쓰는 소설가>에서 갑자기 쓰는 이를 시인으로 영원히 쓰는 이를 소설가로 분류한다. 조효원은 소설가 이승우를 갑자기 쓰면서 영원히 쓰는 소설가로 규정한다. 이것은 이승우의 소설이 아무 것도 아닌, 홀로 광야에 서 있음을 철저히 처절히 느끼는 자의 글쓰기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번 ‘비평 대 비평’은 [창작과비평]과 [문학동네]에 실린 비평을 메타비평하는 기획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학평론가 박대현은 <문학의 ‘시취’를 둘러싼 추문 혹은 추도>에서 문학과 정치의 괴리에서 오는 문제를 랑시에르의 논의를 빌려 이야기한다. 박대현은 2008년 겨울호 [창작과비평]의 특집 ‘문학이란 무엇인가’에서 진은영의 <감각적인 것의 분배>와 [문학동네] 2009년 봄호에 실린 특집 ‘감각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 사이에서-오늘날 시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좌담을 대상으로 하여 문학과 정치의 문제를 다룬다. 문학평론가 이훈은 <성장과 그 불만, 2000년대 성장소설의 몇 가지 물음>에서 [문학동네] 2008년 겨울호에 실린 특집 ‘젊은이를 위한 나라는 없다’에 대한 메타비평과 개별 소설 비평이 혼합된 글을 선보인다. 이훈은 소영현의 <청년문학의 계보>와 이도연의 <2000년대 성장소설의 몇 가지 맥락들>을 통해 성장소설에 대해 이론적으로 성찰한다. 그 다음에 이훈은 김진경의 장편 [굿바이 미스터 하필], 김려령의 [완득이],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 등의 개별 작품을 통해 성장소설의 구체적 발현 양상을 고찰한다.
<<이 작가를 주목한다>> 꼭지의 주인공은 소설가 이시백과 시인 진은영이다. 문학평론가 이정현은 <우스꽝스러운 지옥도(地獄圖)가 생성되는 몇 가지 원리>에서 이시백의 소설이 농촌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농촌을 이상화시키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이시백의 소설들은 농촌을 낭만적으로 이상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런 논리의 연장선에서 이정현은 이시백의 소설을 농촌 소설이 아니라 노년을 바라보는 작가의 자기 세대에 대한 고발서이자 ‘정치적 우화’로 간주한다. 시인 이근화의 <야릇한 것의 시작>은 진은영의 시세계를 저자의 사적 체험과 결부시켜 섬세하게 다루고 있다. 이근화는 진은영의 시들이 독자성과 소통성을 함께 지향한다고 파악한다. 이근화는 진은영의 시들이 메시지 전달보다 서로 다른 것들을 만나게 하여 미지의 감각과 이질적인 경험을 제공한다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 책 9호의 마지막 꼭지는 연속기획 시리즈인 <<우리 시대의 이론 읽기 1>>이다. [작가와비평]은 그 동안 메타비평과 텍스트 비평에 주력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문학에 적용시킬 수 있는 이론적 지평에 대한 고민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작가와비평]은 연속기획으로 우리 시대의 이론 읽기를 시도했다. 첫 번째로 이 기획에 참여한 분은 원광대 교수인 이상복 씨이다. 이상복의 <현실의 토대 위에 환상 건설하기>는 1916년생인 독일작가 페터 바이스의 문예미학을 다루고 있다. 이상복에 따르면 유대인 작가 페터바이스는 아우슈비츠라는 역사적 비극을 간접 체험하면서 죄의식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문학은 페터 바이스에게 죄의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였다. 페터 바이스는 폭력의 역사가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형이자 미래형이라고 파악하면서 문화적 패러다임의 변혁을 제시한다. 이상복은 페터 바이스가 인간의 자유로운 발전을 위해 절망보다 희망을 떠올리면서 실현 방안으로 저항의 전략을 채택했다고 말하면서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이번호도 원고 수합이 늦어져서 다소 늦게 [작가와비평] 9호를 발간하게 되었다. [작가와비평]을 기다려준 독자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다. [작가와비평]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성찰하는 겸허한 마음으로 독자에게 다가가고자 앞으로 더욱 노력하고자 한다. [작가와비평]이 창간한 지 벌써 6년째이다. 1세대 편집동인들인 최강민・이경수・고봉준・정은경 씨가 그 동안 [작가와비평]을 지속적으로 발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이제 [작가와비평]에도 새로운 피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서 2세대 편집동인으로 작년에 문학평론가 김미정 씨를 영입했다. 다음호에서는 다른 분들을 모실 예정이다. [작가와비평]은 기성과 신인을 가리지 않고 원고를 모집하고 있다. 그 동안 투고 원고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작가와비평]은 학연, 지연, 연령을 가리지 않고 글만 좋다면 게재할 것이다. 많은 투고를 바란다.

2009년 5월 편집동인을 대표해서 최강민 쓰다
[작가와비평] 동인: 최강민・이경수・고봉준・정은경・김미정

통권 9권 / 발행일: 2009.04.30 / 발행처: 글로벌콘텐츠 / 328쪽/신국판/15,000원 / 구입문의: 02-488-3280 또는 서점 및 인터넷서점 / 메일: wekorea@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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